칠성 시장거리 문화마켓 칠리단길
시골 마을에 불어온 청년 창업 봄바람, 주민 상점과 어우러진 체험, 문화, 공방, 음식거리
위치 | 괴산군 칠성면 주민센터(면사무소) 앞 시장거리 골목 | |
주차장 | 칠성면 주민센터 주차장 또는 청인약방 앞 마을 주차장 | 시장거리 주차는 자제 |
이용상점 | (칠리단길 시장거리 입구부터) 유리공예 공방 글래스유(+아로) 와인바 뮈제뒤방 사진관 스튜디오느린손 로컬 독립서점 모래잡이북스 테라리움 원예공방 소소리움 천연비누 공방 허니버블, 5무양봉 사계담은꿀 양산공방 선렛 카페, 로컬굿즈샵, 마을여행사 로컬즈 외 칠성다방, 친구네 식당, 밥상그리고술상 식당, 본래순대 식당, 아름카페 등 주민 상점. | 공방은 영업시간이 불규칙합니다. 방문이 필요한 경우 연락으로 예약하세요. |
상점이용 혜택 | 준비중입니다 |
여느 시골 마을과 다르지 않게 괴산군 칠성면 칠성시장거리 역시 인구 감소로 인한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지요.
북적이는 주민들 모두가 풍족한 시절이 있었다는 건, 어르신들을 통한 구전과 사진으로만 짐작할 수 있었어요.


시골 청년상점 거리, 반년
2024년 여름 경, 주민 식당 몇 곳이 남아 뜸한 사람들의 왕래가 유지되던 칠성시장 골목에 눈에 띄는 변화의 조짐이 보였어요.
청인약방 옆 로컬즈 카페 겸 마을여행사의 오픈 준비가 시작되면서 나머지 비어있는 상가 점포를 청년 상점과 공방이 하나 둘 채우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로컬즈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로컬크리에이터활성화 지원사업과 괴산군 산촌활성화지원센터의 로컬창업패키지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온라인에 숨지 않고 매장을 열 수 있게 되었어요.


테라리움 원예공방 소소리움은 괴산형 청년창업 지원사업 1호점으로 제법 형식 있는 현판식을 진행했지요. 양산공방 선렛도 같은 지원사업의 도움으로 이 거리에 자리를 잡았어요.

역사와 추억을 간직한 레트로 점포의 관리와 재운영 목적으로 추진된 마을 박물관거리 조성사업. 스튜디오 느린손과 모래잡이북스가 옛 광명사진관의 이야기와 장비들을 품고 운영을 시작했어요.
그 옆에는 시골에서 되겠냐는 잔소리를 꽤나 듣는 와인바 뮈제뒤방이 있어요. 시골을 향한 '문화충격'을 선사하며 장사를 잘 하고 있어요.

지원사업은 출발선을 그어주고 '요이땅' 신호를 쏴주는 역할까지라고 봐야 해요.


빈집으로 관리되지 않은 구옥의 내외부 시설들은 처참했어요. 뜯어내고 정비하고 가꾸는 셀프 작업이 필수였어요. 충격은 빨리 잊고 가족과 지인을 총동원해 빨리 끝내거나 혼자서 수개월을 꼼지락대던가 선택을 해야 했어요.
이쯤 되면 칠성 시장거리가 달라지고 있다는 지역 소문이 이상하지 않겠죠?
괴산 읍내에서 유리공방을 운영하던 글래스유 팀이 마지막 남은 빈 점포를 접수해 이전해 와 유리공예와 프린팅(아로) 이렇게 두 개의 공방을 내면서 8개의 청년 가게가 손님 받을 준비를 마쳤어요.
칠리단, 그리고 칠리단길
7개의 사업장과 8명의 청년 사업자가 각자의 영업 준비에 한창이던 2024.12월 당시.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기대감이 솔솔 불어왔어요. 대부분 '장사' 보다는 '문화' 콘텐츠를 운영하는데다 청년 또래라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일부가 로컬즈에 모여 첫 만남을 가지게 되었죠. 이 자리에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한 논의가 있었어요.
이곳에서 돈을 버는게 우선이고 그게 공익이다.

역시 청년은 쿨했어요.
마을과 지역의 발전을 위한 노력은 지금의 우리 몫이 아니다. 각자의 사업으로 손님을 불러오고, 돈을 벌고, 정착을 하는 과정 자체가 공익이라는 생각들이 일치했어요.
당연히 의식해야 할, 의식하는 척 해야 하는 허세를 지워버리니 친구가 되는 것은 순식간이었죠.
그 시점 이후 전체 회의를 갖고 '칠리단청년사업자협동조합'을 설립했어요. 8명의 청년 사업자 모두가 이사를 맡게 되었죠. 아무도 나서지 않았던 조합장을 정하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하려는데 글래스유 이경선 대표님이 고개를 숙이고 손을 들었어요. 이렇게, 놀이 같지만 마냥 그렇지도 않은 모양새를 갖춰 협동조합 설립이 결정되었어요.

협동조합 설립 당시 7개의 청년 사업자 구성이어서 '칠리단' 이름이 붙었어요. 지금은 '아로'가 추가되어 8개의 사업장이 되었지요. 그리고 '칠성시장거리'를 줄여 '칠리단길'로 불러보자 했어요.
칠리단은 청년상점만 뜻하지 않아요. 함께 재밋거리를 만들고 싶은 주민 상점도 칠리단이라 할 수 있어요.
모든 상점이 문을 열고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던 칠리데이 테스트날 허니버블, 사계담은꿀 공방과 도정리카페 대표님도 흔쾌히 참여해주셨죠.

시골 문화거리, 태동중
잘 갖추어진 골목을 상상하고 방문하시면 실망 할 수 있어요.
공방과 문화 콘텐츠의 비중이 절대적이라 상시 영업이 곤란한 시점이거든요. 출강이나 플리마켓 참여 등 외부 일정을 진행해야 하는 대표님들이 많아요.
기본적으로는 각각의 사업장에 연락해 당일 영업시간을 확인하거나 예약하는게 좋아요.
이런 불편함을 개선하고자 정기 플리마켓이라든가 정비된 칠리데이 계획에 대해 논의중이죠.
외부 일정이 없는 날은 영업시간 확보하기, 무인으로라도 개방하기 등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어요.

산막이옛길, 자연드림파크, 충북아쿠아리움 등 관광지나 주변 캠핑장, 펜션에 이미 방문하셨다면 조용한 시골마을 산책 겸 놀러 와보시는 것은 추천해요.
뮈제뒤방 와인바는 자정 이후까지, 로컬즈 카페는 자정(월요일 휴무, 일요일 오후5시 까지)까지 영업하고 있으니 저녁도 심심하지 않아요.
팔아요, 사람과 이야기
칠리단 청년 상점은 뭐 살게 있어야 들어가는게 아니에요.
문이 열린 곳에 무턱대고 들어가서 '여긴 뭐하는데죠?' 라고 물어보세요.
안 사고, 이용 안하고 나가셔도 누구 하나 싫어하는 표정 짓지 않을거에요.

최근에는 칠리단길 창업을 계획하는 분들의 방문과 문의가 늘었어요. 아직 상권이랄 것도 없는데 신기한 일이죠. 각자의 개성은 뾰족하지만 조심과 순진함을 숨기지 못하는 청년 커뮤니티. 그리고 태동하는 상권.
시작하는 이곳의 이야기와 함께 하려는 생각이 아닐까 싶어요.
